“햇빛과 바람은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지역민 모두의 자산이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명제가 대한민국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전남 신안군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햇빛연금’은 태양과 바람을 공공의 자원으로 재정의하며, 신재생에너지 갈등의 오랜 해법을 제시했다.
기존 발전사업은 소수의 부지 소유주에게만 수익이 돌아가고, 다수의 지역민에게는 경관 훼손·소음·환경 불안 같은 부담만 남기는 구조였다. 그러나 신안군은 달랐다. 발전 수익의 일부를 주민에게 정기적 연금 형태로 환원하는 제도를 설계했고, 그 결과 지역적 합의를 이끌어내며 사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 ‘반대’가 ‘참여’로, ‘피해’가 ‘공유’로 전환된 순간이었다.
이제 질문은 분명하다. 이 모델을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안에 적용할 수 있는가?
대답은 ‘가능하다’, 그리고 ‘지금이 적기다’이다.
동해안의 조건: 잠재력은 충분하다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안은 연중 풍부한 일사량과 안정적인 해풍을 동시에 갖춘 지역이다. 해상풍력과 연안 태양광, 영농형 태양광, 어촌·산촌 협동조합형 에너지 모델까지 확장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어떻게 개발하느냐였다.
해법: ‘동해안형 햇빛·바람 연금’
신안군의 경험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
-
주민 지분 참여
발전소를 ‘외부 자본의 시설’이 아니라 ‘지역 공동 자산’으로 설계한다. 주민 출자·지분 구조를 제도화해 수익 배분의 정당성을 확보한다. -
연금형 환원 구조
일시적 보상이 아닌, 매월 또는 매년 지급되는 ‘에너지 연금’을 도입한다. 고령화가 빠른 동해안 농·어촌에 실질적 소득 안전망이 된다. -
마을 단위 합의 시스템
읍·면 단위 협의체를 구성해 입지 선정부터 운영까지 주민 의사결정을 반영한다. 갈등 예방이 곧 비용 절감이다. -
에너지-관광-복지의 결합
해상풍력 전망대, 에너지 교육·체험, 연금 수익의 지역 복지 재투자까지 연결하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가 완성된다.
강원 동해안의 미래 전략
이제 신재생에너지는 발전 설비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거버넌스의 문제다. 동해안이 신안군의 길을 참고해 ‘공유형 에너지 모델’을 채택한다면, 에너지는 갈등의 씨앗이 아니라 지역을 살리는 연금이 된다.
햇빛과 바람이 바다를 넘어 도시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삶으로 되돌아오는 구조—그것이 동해안이 선택해야 할 미래다.
한방통신사 양호선기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