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문가들 “해운 지원과 물류라인 확보는 선택 아닌 국가 생존의 문제” 입 모아
[강원종합=양호선 기자]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대한민국의 에너지 정책이 단순한 ‘소비 절약’을 넘어 수송 물류를 직접 통제하는 ‘적극적 안보’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에너지의 90% 이상을 해상 수송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해운산업 지원과 독자적인 물류 라인 확보는 국가 안보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 ‘에너지 수송 주권’ 확보… 국적선 이용률 70% 목표
정부와 해양수산부는 최근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등 핵심 에너지 자원의 국적선사 운송 비중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전격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핵심 에너지 국적선사 이용률 확대’의 연장선상으로, 에너지 해상 수송의 자립도를 높여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LNG의 경우 현재 국적선 운송 비중이 약 38%에 불과해, 석탄(93%)이나 철광석(67%)에 비해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LNG 발전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해외 선사 의존도가 지속될 경우, 중동 분쟁이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에너지 수급에 치명적인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저가 계약’의 함정… 비상시 수송 거부하는 해외 선사들
그간 한국가스공사 등 주요 공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판매자가 운송까지 책임지는 DES(Delivered Ex Ship) 방식 계약을 늘려왔다. 하지만 DES 방식은 해외 선사가 주도권을 갖기 때문에, 전쟁 등 ‘불가항력적 사유(Force Majeure)’ 발생 시 해외 선사가 수송을 거부해도 강제할 수단이 없다.
반면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FOB(Free On Board) 방식은 구매자인 우리나라가 국적선사를 직접 지정해 수송하는 방식이다. 국적선사는 전시나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정부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에너지 물류 라인을 유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 [기자의 시선] “물류가 막히면 안보도 없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에너지 안보는 곧 물류 안보”라고 입을 모은다. 핀란드가 북극 항로 개척과 해상 물류 거버넌스 구축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듯, 우리나라도 이제는 단순히 에너지를 싸게 사는 법보다 ‘안전하게 실어오는 법’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
중앙 정부는 해운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을 통해 ‘전략 상선대’를 육성해야 한다.
영월 상동광산이 텅스텐 자립을 통해 공급망 안보를 다지고, 중원바이오가 토종 기술로 방역 주권을 지키려 하듯, 해양 물류 라인의 확보는 대한민국 경제라는 거대한 기계를 돌리기 위한 ‘생명줄’을 우리 손에 쥐는 작업이다. 정부는 소극적인 소비 대책에 머물지 말고, 국적선사 적취율 향상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여 에너지 안보의 빈틈을 메워야 할 것이다.
한방통신사 양호선기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