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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특례시

화성시문화관광재단, 2025 원로작가 초대전...엄태정 조각전 《낯선자의 포에지:도래하는 사회 '세계의 낭만화'를 꿈꾼다》 개최

 

한방통신사 신유철기자 기자 | (재)화성시문화관광재단은 2025년 원로작가 초대전으로 동탄복합문화센터 동탄아트스페이스 및 동탄아트스퀘어에서 《낯선자의 포에지:도래하는 사회 '세계의 낭만화'를 꿈꾼다》를 오는 10월 14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1세대 추상 조각가 엄태정(Um Tai-Jung, 1938~ )의 창작을 조망하는 자리로, 물질과 형상에 대한 본질적 사유에서 시작하여 미지의 존재(Stranger)에 대한 시적 상상으로 완결되는 그의 조형적 세계를 다룬다.

 

엄태정은 1960년대 이래 쇠·구리·알루미늄 등 금속과 오랜 대화를 통해 ‘물질의 언어’를 성찰해왔다. 초기의 철 작업에서 드러난 힘과 긴장, 이어진 동(銅) 시기의 질감 탐구, 2000년대 이후 알루미늄을 매개로 한 ‘비움과 채움’의 미학은 모두 근원적 세계에 접근을 위한 하나의 연속성을 갖는 행위와 공간 작업으로 여겨진다.

 

특히 최근의 ‘은빛’ 형상에 대한 사유를 바탕으로 하는 알루미늄 연작은 물성의 절제와 표면의 연마를 통해 ‘비어 있음 속의 충만함’을 구현, 관객이 물체와 거리 두기 속에서 그리고 물(物)들이 만들어내는 관계의 장 속에서 내면적 명상과 성찰을 경험하도록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작인 '기-69-1'(1969), '청동-기-시대' 연작들, 'Untitled'(2004), '은빛 날개의 꿈과 기쁨'(2022)과 같은 알루미늄 대형작 그리고 신작인 '은신처-은빛 베일 출현Ⅰ~Ⅲ'(2025), '낯선자, 코스모스-북두칠성'(2024-2025) 등 조각 16점 및 드로잉과 회화 10점이 전시된다. 각개의 매체와 다양한 시간 축을 한 공간 속에서 다루는 이번 전시는 작업의 물질적·형식적 변화뿐 아니라 작가의 사유가 어떻게 시대적 조건과 개인적 수행에 따라 변화·확장됐는지 보여준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우주에서 소용돌이치는 별들의 궤도를 형상화한 '낯선자, 코스모스-북두칠성'(2024-2025)은 무한한 우주 공간과 영원한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찰나의 순간과도 같은 인간의 삶에 대한 폭넓은 사유를 제시한다. 관람객은 작품을 통해 우주라는 광활한 신비로운 세계 속에 등장하는 낯선자와 조우하게 되는데, 이런 낯선자와의 만남은 삶의 갖가지 고난의 형상들과 미지의 앞날에 대해 불안해하는 관객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예술적 위로에 다름 없다. 본 전시의 부제인 ‘도래하는 사회’는 급속한 변화와 탈속화 속에서 개인이 겪는 소외와 재구성의 문제를 일컬으며, ‘'세계의 낭만화'를 꿈꾼다’는 장기적 상상의 서정과 연대, 공감의 가능성에 대한 작가의 희망적 메시지를 암시한다.

 

엄태정의 조각은 단순한 물리적 형상에 머무르지 않는다. 금속의 차가운 표면 위로 스며드는 빛과 손질의 흔적은 곧 시간의 층위이며, 그 표면에 새겨진 은은한 울림은 개인과 공동체가 맺는 미묘한 관계망이자 삶과 예술이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드러내는 공간적 표식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비움·연마·빛 그리고 이를 포용하는 낯선자의 포에지를 통해 예술이 만들어내는 시적 공간 속에서 인간의 본질과 시대의 희망을 찾기를 기대한다.


[뉴스출처 : 경기도 화성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