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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유철 기자수첩]진짜 봉사는 집에서부터…제주특별자치도복지관 관 장 우영철(현파)의 일침

“죽음도 준비하는 삶” 제주 노인복지의 새로운 방향
재산보다 중요한 것, 품위 있는 노년의 선택
제주에서 번지는 ‘웰다잉’과 참된 봉사의 가치

존엄은 끝까지 지켜져야 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태도, 그것이 곧 인간다운 삶의 완성이다. 제주특별자치도노인복지관 관 장 우영철(현파)은 죽음을 외면하지 말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이 죽음이라면, 준비하는 태도야말로 남은 삶의 질을 결정짓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그는 봉사를 단순한 ‘선행’으로 보지 않는다. 봉사는 자신만의 울타리를 넘어 타인과 삶을 나누는 행위다. 공감과 배려가 없는 봉사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밖에서는 봉사자, 집에서는 불통인 사람들. 현파 스님은 이런 이중성을 강하게 경계한다. 진짜 봉사는 가장 가까운 관계, 가족과의 소통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제주특별자치도노인복지관에서는 한국실버천사봉사단과의 협약식이 열렸다. 형식적인 만남이 아니었다. 공연과 봉사가 어우러진 현장은 ‘나눔’의 의미를 다시 묻게 했다. 지역과 세대를 잇는 연결, 그것이 이 협약의 본질이다.

 

복지관 관 장(현파)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화두는 ‘준비된 죽음’이다. 유언장 하나 없이 떠난 뒤 남겨진 가족이 법정에서 다투는 현실, 그는 이를 비극이라 말한다. 건강할 때 정리하는 용기, 그것이 남은 이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다.

 

노년의 재산 문제 역시 직설적으로 짚었다. 모든 것을 자식에게 넘긴 뒤 방치되는 현실. 그는 “전부 주지 말라”고 단언한다. 스스로의 삶을 지킬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을 남겨야 존엄도 유지된다는 메시지다. 노후는 의존이 아니라 자립이어야 한다.

 

현장에서의 실천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초 복지관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 10여 명이 모여 곽지해수욕장과 한담해안산책로에서 진행된 해안 정화 활동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행동하는 봉사’였다. 환경을 지키는 일 역시 공동체를 위한 책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제주웰다잉문화연구소를 통한 교육 활동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는 죽음을 가르치고, 삶을 준비시키는 지도자를 키우고 있다. 노년층뿐 아니라 청소년 자살 예방까지 아우르는 활동은 ‘삶의 전 과정’을 다루는 접근이다.

 

결국 그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봉사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죽음 역시 두려움의 대상만은 아니다.

준비된 삶, 연결된 마음, 그리고 끝까지 지키는 존엄.

그가 제주에서 확산시키려는 가치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