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해의 미래 먹거리와 맞바꾼 ‘검은 거래’ 의혹… 재판 결과 따라 지역 정계 개편 불가피
[동해=양호선 기자] 동해시청 말단 공무원에서 시작해 부시장, 그리고 3선 시장에 이르기까지 40여 년을 동해 행정에 몸담아온 심규언 시장.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동해 전문가’이자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며 지역의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그러나 최근 검찰이 제기한 수억 원대 뇌물 수수 의혹은 그가 평생 쌓아올린 ‘청렴한 행정가’의 공든 탑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단순한 개인의 비리 의혹을 넘어, 그의 화려한 행정 경력이 오히려 기업과의 정교한 유착을 가능하게 한 ‘양날의 검’이 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 ‘행정 달인’의 전문성, 규제 완화의 ‘치트키’가 되었나
심 시장은 누구보다 동해시의 조례와 인허가 프로세스를 꿰뚫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이러한 전문적 지위를 활용해 쌍용C&E 등 지역 내 거대 시멘트 자본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11억 원 규모의 금품 수수 의혹은 시멘트 공장의 인허가 연장 및 환경 규제 민원 해결 시점과 묘하게 맞물려 있다. 시민들은 “시장이 행정 절차의 틈새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기업에는 ‘합법적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사익을 챙기기가 더 쉬웠을 것”이라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 ‘제3자 계좌’와 ‘대게마을’… 베테랑의 치밀한 수법 의혹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수법 또한 충격적이다. 심 시장은 직접 돈을 받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지인의 운송업체 계좌를 ‘빨대 계좌’로 활용하는 등 베테랑 행정가다운(?) 치밀함을 보였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또한, 동해시의 역점 사업이었던 ‘러시아 대게마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고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추가되면서, “시의 미래 먹거리 사업들이 시장 개인의 쌈짓돈 마련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동해의 자부심을 뇌물과 바꿀 수는 없다”
동해 시민들은 배신감을 넘어 허탈함을 토로하고 있다. 3선 시장으로서 지역의 기틀을 닦아온 그의 공로를 부정할 수는 없으나, 그 권력이 시민의 건강권(시멘트 분진 문제)과 행정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데 사용됐다면 이는 사법 정의의 엄중한 심판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지역 정계에서는 “동해를 망친 구태 세력을 청산하고 정직한 변화를 택해야 한다”며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는 5월 말로 예정된 1심 선고는 심 시장 개인의 운명을 넘어, 동해시가 ‘유착의 과거’를 끊어내고 ‘청렴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가르는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이다. 행정의 전문성은 권력이 아닌, 시민의 숨 쉴 권리를 지키는 데 쓰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방통신사 양호선기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