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부, 시멘트 소성로 배출 기준을 즉각 소각장 수준으로 법제화하고 사법 정의 세워라
[동해=양호선 기자] 동해시의 미래가 시멘트 분진과 폐기물 소각 연기에 질식하고 있다. 묵호 논골담길의 감성과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의 짜릿함, 무릉별유천지의 에메랄드빛 비경을 찾아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폐플라스틱과 폐타이어를 태우는 거대한 시멘트 소성로가 ‘환경 치외법권’의 누더기 법망 아래 독성 물질을 뿜어내고 있다.
이제 동해시는 결단해야 한다. 시멘트 자본에 저당 잡힌 ‘천수답 행정’을 끝내고, 일반 쓰레기 소각장보다 훨씬 느슨한 시멘트 공장의 환경 기준을 즉각 소각장 수준으로 강화하는 ‘환경 대전환’에 나서야 한다.
■ 법 위의 시멘트 권력… “왜 소각장보다 더 많이 뿜어도 괜찮은가?”
시멘트 업계는 폐기물 소각을 ‘자원 순환’이라 강변하지만, 이는 명백한 기만이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상 시멘트 소성로는 ‘제조시설’로 분류되어, 일반 생활폐기물 소각시설보다 훨씬 완화된 배출 기준을 적용받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질소산화물(NOx)이다. 일반 소각장의 배출 허용 기준이 50ppm인 반면, 동해시의 대형 시멘트 공장들은 노후 설비라는 이유로 270ppm까지 허용받고 있다. 똑같이 쓰레기를 태우는데 시멘트 공장이라는 이유로 5배가 넘는 오염물질을 뿜어도 법적으로 무죄인 셈이다. 이러한 ‘합법적 오염’이 수십 년간 지속되면서 동해 시민들의 호흡기 건강은 회생 불능의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 ‘검은 유착’의 결과물… 수억 원대 수수 의혹과 지연된 환경 정의
이러한 불합리한 특혜가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권력과 자본의 끈적한 결탁이 있다는 의혹이 짙다. 최근 심규언 동해시장이 시멘트 업체 인허가 연장 등과 관련해 수억 원대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은 동해시 사법 정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기업이 환경 설비 투자에 써야 할 막대한 자금이 행정 권력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면, 이는 단순한 뇌물 사건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권을 매매한 ‘반인륜적 범죄’다. 이번 정부는 사법 처리에 속도를 내는 한편, 기업이 저렴한 쓰레기 연료로 이익을 챙기는 만큼 소각장 수준의 최첨단 방지 시설(SCR 등) 설치를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
■ 낡은 산업의 굴레를 벗고 ‘진정한 청정 도시’로
핀란드가 노키아라는 거대 기업의 지배력에서 벗어나 시민 중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일궈냈듯, 동해시 역시 시멘트 산업의 독점적 지위에서 탈피해야 한다. LS전선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그리드와 해저케이블 산업 등 청정에너지 기반의 신산업이 싹트고 있는 지금이 바로 시멘트 산업에 대한 강력한 환경 규제를 적용할 적기다.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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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로 기준 일원화: 시멘트 소성로를 폐기물 관리법상 소각시설과 동일한 배출 기준으로 즉각 강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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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 총량제 엄격 적용: 동해시 대기질 개선을 위해 시멘트 공장에 할당된 배출 총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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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자 부담 원칙 확립: 폐기물 반입세를 도입하고, 그 재원을 피해 주민들의 건강 검진과 환경 개선 사업에 투입하라.
■ “동해의 바람은 시민의 것이지, 공장의 것이 아니다”
무릉계곡의 맑은 물과 묵호의 푸른 바다는 동해시가 후손에게 물려줄 유일한 유산이다. 수억 원의 뇌물 의혹 속에 쓰레기를 태워 만든 이윤이 과연 동해의 미래보다 소중한가.
이제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시민의 ‘숨 쉴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 이번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 여부는 동해시가 ‘쓰레기 도시’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세계적인 ‘청정 명품 관광 도시’로 도약할 것인지를 가르는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이다.
한방통신사 양호선기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