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의 시계는 거꾸로 흐르는가.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가 야심 차게 추진해온 신재생에너지 사업들이 ‘전력망 부족’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막혀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선로가 꽉 차서 전기를 보낼 길도, 그 전기를 받아낼 변전소도 없다는 기막힌 현실 앞에 삼척의 미래 성장 동력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 ‘확정’은 없고 ‘예상’만 무성… 삼척 시민을 바보로 아는가
최근 드러난 한국전력과 관계 기관의 행태는 무책임을 넘어 시민들을 기만하는 수준이다. 선로 용량 제한으로 인해 신규 접속이 전면 차단된 것도 모자라, 선로 보강은 2027년 12월, 변전소 용량 증설은 2030년에나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더 기가 막힌 사실은 이 일정조차 “확정할 수 없는 예상치”라는 점이다.
2030년이면 앞으로 5년이다. 5년 뒤에나 겨우 전기를 받아줄지 말지를 결정하겠다는 것인데, 그마저도 “그때 가봐야 안다”는 식의 태도는 공기업으로서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행태다. 수천억 원의 자본이 투입되고 수많은 일자리가 걸린 신재생에너지 사업들을 ‘전력망 쇼티지’라는 무능한 변명 뒤에 숨어 방치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 송전선로 부족에 멈춰 선 삼척 블루파워, 그리고 신재생의 몰락
삼척의 전력망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삼척 블루파워 화력발전소가 완공되고도 송전선로가 부족해 상업 운전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극도로 낮추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거대 발전소조차 전기를 못 보내 쩔쩔매는 상황에서,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처지는 말할 것도 없다.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은 지연되고, 기존 선로는 이미 포화 상태다. 정부가 ‘RE100’과 탄소중립을 외치며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라고 독려할 때, 정작 그 전기를 나를 ‘고속도로’인 전력망은 확충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결과다. 삼척은 ‘청정에너지 도시’를 꿈꿨지만, 현실은 전력망 부족으로 인해 거대한 발전기들이 멈춰 서 있는 ‘에너지의 무덤’이 되어가고 있다.
■ “안보엔 삼척, 전력망엔 뒷전”…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
삼척은 원전 포기 이후 신재생에너지 집약 도시로의 전환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한전과 정부의 무능한 계통 관리 탓에 삼척의 경제 지도는 다시 암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030년이라는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지역 기업들은 도산 위기에 처했고, 신규 투자는 씨가 말랐다.
삼척시민 A씨는 엄중히 묻는다. 한전과 산자부는 2030년까지 삼척 시민들에게 무엇을 먹고 살라고 할 것인가. ‘예상’이라는 비겁한 단어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지 마라. 지금 당장 예산을 투입하고 공기를 단축해 전력망 대란을 해결할 실질적인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삼척의 빛이 꺼져가는 것은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의 근간이 흔들리는 조종(弔鐘)이다. 삼척 시민들의 인내심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 무능한 행정이 삼척의 미래를 갉아먹는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한방통신사 양호선기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