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2 (금)

  • 맑음동두천 -10.6℃
  • 맑음강릉 -5.8℃
  • 맑음서울 -9.2℃
  • 맑음대전 -6.7℃
  • 맑음대구 -4.2℃
  • 맑음울산 -3.9℃
  • 맑음광주 -4.2℃
  • 맑음부산 -3.3℃
  • 흐림고창 -5.4℃
  • 비 또는 눈제주 3.9℃
  • 맑음강화 -9.3℃
  • 맑음보은 -7.0℃
  • 맑음금산 -6.8℃
  • 맑음강진군 -4.1℃
  • 맑음경주시 -4.6℃
  • 맑음거제 -2.2℃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2026년 새해 강원도의 길, 강원 석탄화력의 퇴장과 지역의 갈림길

탈석탄의 파도, 강원 동해안을 향하다

 

 

 

 

 

30년 6개월간 대한민국 전력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온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가 발전을 멈추면서, 정부의 탈석탄 기조는 선언을 넘어 실행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는 단순한 노후 설비 폐쇄가 아니라, 전력 체계와 지역 산업 구조 전반을 바꾸는 신호탄이다. 이 흐름의 다음 무대는 충남을 지나 강원 동해안으로 향하고 있다.

 

- 삼척그린파워 발전소 전경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안에는 삼척그린파워, 블루파워발전소, 강릉안인화력발전소, 북평화력발전소 등 비교적 최근에 건설된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들이 집중돼 있다. 이들 발전소는 2010년대 이후 지어져 설비 수명만 놓고 보면 아직 ‘현역’이지만, 탈석탄 정책의 가속화 속에서 장기적 존속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Image

특히 강원 동해안 발전소들은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안고 있다.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기 위한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망 구축이 지연되면서, 완공 이후에도 발전량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최신 설비임에도 불구하고 ‘지어놓고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발전소’라는 아이러니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2040년 탈석탄을 목표로 2038년까지 전체 석탄발전소 61기 중 40기를 순차 폐쇄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이보다 더 빠른 일정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한국이 탈석탄동맹(PCCA)에 공식 가입하면서 국제적 압박 역시 강화됐다. 발전 부문에 온실가스 감축 부담이 집중된 상황에서, 강원 동해안의 석탄화력발전소들도 결국 감축 또는 전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에너지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대체 수단이다. 석탄발전은 원전과 함께 하루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저 전원’ 역할을 맡아왔다. 태양광은 낮 시간대에 한계가 있고, 풍력은 설비 확대에도 불구하고 평균 이용률이 낮다. 정부가 제시한 2035년 풍력 설비 목표치(37GW)는 현재 석탄 설비 규모에도 못 미친다. 결국 공백을 메우기 위해 LNG 발전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전력 생산 비용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 압박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변화는 지역 경제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미친다. 석탄화력발전소는 단순한 발전 설비를 넘어, 지역 고용과 세수, 연관 산업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발전소 축소 또는 폐쇄는 곧 지역 인구 유출과 산업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강원 동해안 지역이 특히 민감한 이유다.

 

정부는 이를 ‘정의로운 전환’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화력발전소 부지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 에너지, 해상풍력 전력 연계 기지 등 미래 에너지 인프라로 전환하고, 폐쇄 지역을 정의로운 전환 특구로 지정해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동해안의 우수한 송전 인프라와 항만, 산업 부지를 활용하면 새로운 에너지 허브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강원의 미래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한다. 탈석탄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준비 없는 퇴장은 지역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에너지 전환의 실험장이자 전력 산업 구조 개편의 전진 기지로 자리 잡는다면, 강원 동해안은 ‘석탄 이후’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도약할 수도 있다.

 

태안 1호기의 불이 꺼진 지금, 다음 장면은 강원에서 펼쳐진다. 그것이 쇠락의 서막이 될지, 새로운 에너지 시대의 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 10년, 강원과 정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한방통신사 양호선기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