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안 농지 위로 굽이치는 바람을 끌어안듯 회전하는 풍력발전기가 지역경제의 지도를 바꿀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드론 영상으로 포착된 해안 풍력단지의 모습은 단순한 ‘친환경 풍경’을 넘어, 강원 동해안이 어떤 방식으로 탄소중립 시대의 경제 기반을 세울 수 있는지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 바다와 농지, 풍력의 완벽한 조우
강원 동해안은 국내에서도 드물게 ‘풍속·일조·접근성’이 모두 유리한 지역이다. 계절풍이 규칙적으로 불고, 해안 농지대는 조망권·환경 훼손 논란이 상대적으로 적어 풍력발전이 정착하기 좋은 조건을 갖춘 곳으로 꼽힌다.
드론으로 담긴 영상 속 풍력터빈들은 단순한 구조물을 넘어서, 자연과 산업이 충돌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황금빛 노을 아래 천천히 돌아가는 날개는 ‘친환경 발전’ 자체가 하나의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새로운 축
풍력발전은 전력 생산뿐 아니라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강원·동해안 경제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장 주목한다.
① 일자리 창출 — 설치부터 유지관리까지 지역 인력 활용
풍력 설비 조성 단계에서 토목·전기·안전 분야의 고용이 발생하며, 운영 이후에도 정기 유지보수·모니터링·부품관리 등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② 지역 농어촌 소득 확대 — 토지 임대·이익 공유 모델 활성화
해외에서는 농지·임야의 일부를 풍력 발전사업에 임대해 농가가 ‘임대수익 + 기존 영농’의 이중 수익을 얻는 구조가 확산 중이다. 강원 동해안 역시 소규모 농가에게 매우 현실적인 소득 다변화 모델로 평가된다.
③ 지역 기업·대학 참여 — 기술·부품 산업 클러스터 가능성
풍력 부품 제작, 드론 점검 기술, 환경영향 모니터링 시스템 등 연관 산업이 함께 성장한다. 이미 강원 지역 대학들은 신재생에너지·드론·환경 분석 분야의 인력을 양성 중이며, 산업-교육 협력 체계가 탄력을 받으면 지역경제의 새로운 기반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④ 관광·문화 산업과의 연계 — ‘친환경 랜드마크’의 가치
‘풍력단지 + 해안 전망 + 친환경 해설 프로그램’을 결합한 관광상품은 해외에서는 이미 성공 사례가 많다.
풍력터빈을 배경으로 한 드론 영상, 포토존, 해설센터, 에너지 체험관 등은 지역 방문객을 늘리는 또 다른 동력이 될 수 있다.
■ 지역 주민과의 상생, 성공의 핵심
풍력발전이 지역경제의 미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주민 수용성과 투명한 이익 공유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독일·덴마크 사례를 예로 들며 “주민이 투자자이자 사용자가 되는 모델”이 성공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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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지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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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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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수익의 지역 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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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모니터링의 공개
이 네 가지가 갖추어질 때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풍력단지가 완성된다는 의미다.
■ 기후위기 시대, 강원 동해안이 선점해야 할 미래 산업
세계는 이미 재생에너지 경쟁에 뛰어든 지 오래다. 유럽·일본·미국은 풍력 산업을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기술력과 인프라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 동해안은 풍조(風潮)와 지형이 맞물린 최적지임에도, 정책적 기반과 수용성 문제로 속도를 내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드론 영상이 보여주듯, 자연과 기술이 충돌하지 않는 방식으로의 개발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그 방향성은 강원 지역의 미래 먹거리, 지역 균형발전, 청년 일자리, 농어촌 회생을 모두 연결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 바람은 이미 존재한다. 선택은 지역의 몫
노을 속에서 천천히 회전하는 풍력터빈들은 묵묵히 한 가지 사실을 이야기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는 ‘언젠가’가 아니라 이미 가능하며, 그 기회를 잡느냐 놓치느냐는 지역의 선택에 달려 있다.
강원·동해안이 그 선택의 선두에 설지,
바다와 바람, 농지와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열지—
이제는, 지역이 답해야 할 차례다.
한방통신사 양호선기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