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송이조각공원 파크골프장에 18개 시‧군 깃발이 줄지어 섰던 그 순간, 나는 이것이 ‘대회’가 아니라 ‘메시지’라고 느꼈다. 이건실 대한노인회 강원특별자치도연합회장은 개회식에서 감사 인사를 넘어 분명한 방향을 제시했다. “시‧군이 함께, 어르신이 주도하는 생활체육 생태계”—파크골프를 고리로 건강‧여가‧친교를 한데 묶겠다는 선언이다. 3,355개 경로당을 거대한 생활체육 네트워크로 보겠다는 시각의 전환, 그 자체가 리더십이었다.
왜 이건실 리더십이 중요한가
강원은 고령화가 빠르고 생활권은 넓다. 많은 정책이 ‘좋은 구호’에서 멈추는 이유가 바로 접근성, 인력, 지속성의 삼중벽 때문이다. 파크골프는 이 벽을 동시에 낮춘다. 장비가 간편하고, 라운드 시간이 짧으며, 관절 부담이 적다. 이건실 회장이 임원과 직원이 “솔선 참여”를 강조한 대목은 상징적 제스처가 아니라 실행 질서를 바꾸는 제안이다. **지도자부터 몸으로 뛰는 조직**이야말로 시니어 체육의 신뢰자산이 된다.
‘행사’에서 ‘정책’으로—필요한 다섯 가지
1. 지속 운영 모델: ‘대회 한 번’이 아니라 **지회 리그→권역 챔피언십→도 대표 선발**의 연중 운영 피라미드로.
2. 지도자 아카데미: 시‧군지회별 파크골프 코치 인증, 낙상 예방·열사병 대응 등 안전 모듈 필수.
3. 포용 설계: 여성·초보·후발지역 전용 클리닉, 장비·이동비 바우처로 접근성 보완.
4. 데이터 거버넌스: 경로당별 참여율, 주 150분 신체활동 달성률, 우울감 지수 변화 등 KPI 공개. 보여주기 사진이 아니라 근거 기반 효과로 예산을 설득해야 한다.
5. 재원 믹스: 도비 매칭+체육진흥기금+관광·복지 연계+민간 CSR. “관광×체육” 패키지로 지역경제 파급을 키우자.
양양 모델의 확장성
이번 대회장을 맡은 양양 송이조각공원 파크골프장은 공원·산책·주차·그늘 등 생활밀착형 조건이 뛰어나다. 가족 동반 체험, 지회 교류전, 초보자 입문 교육까지 소화 가능한 도민형 표준 모델이다. 강릉·삼척 해변권, 평창 고원권, 원주 도심권 등 각 지역 특색과 묶으면 사계절 라운드-관광 루프가 완성된다. 동호인은 이미 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이 짓자”가 아니라 “잘 운영하자”는 원칙이다—환경·소음·주민 동선까지 설계하는 표준 가이드라인이 이 시점에 절실하다.
리스크를 인정하는 용기
유행처럼 시설을 늘리다간 유지보수가 예산 블랙홀이 된다. 행사 중심 홍보는 1~2년의 박수만 남긴다. 이건실 회장이 보여줄 다음 스텝은 정책화다.
* ‘한 경로당 한 종목’ 보급과 안전 매뉴얼·보험 의무화,
* 도내 이동 취약 지역 셔틀·모빌리티 연계,
* 열대야·폭염 시즌 운영기준 확립.
‘즐겁고 안전한 라운드’가 확보될 때, 파크골프는 강원의 대표 시니어 스포츠가 된다.
제언—강원 시니어 스포츠 컨소시엄을
연합회‧도 체육회‧보건소‧관광재단‧대학교(스포츠의학)‧보험사가 함께하는 *「강원 시니어 스포츠 컨소시엄」을 제안한다. 전국대회(문경) 성과는 출발선일 뿐, 진짜 성과는 도민의 건강수명과 사회적 고립 감소라는 지표에서 증명되어야 한다. 그 설계도를 그릴 사람, 그리고 조직을 움직여 실험할 사람—지금 이건실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그래서 크다.
마지막 장면. 초록 잔디 위 단체사진은 ‘한 번의 축제’가 아니라 매일의 습관을 약속하는 서명처럼 보였다. 강원 시니어 체육이 행사장에서 정책으로 건너가는 다리, 그 위에 이건실 리더십이 서 있다.
한방통신사 양호선기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