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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정의 새 출발선, '측근 카르텔' 오명부터 털어내야 한다

35년 관료 출신의 피의자 소환… 흔들리는 행정 신뢰와 깊어지는 군민의 상처
‘일방적 주장’ 해명만으론 역부족, 사법당국의 철저한 진실 규명과 뼈를 깎는 쇄신 필요

한방통신사 신유철기자 |

새로운 민선 9기 출범 이후 군정 비전과 슬로건을 새롭게 정비하고 미래 도약을 외치던 고창군정이 끝내 사법당국의 포토라인 앞에 섰다. 3일 오전, 심덕섭 군수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전격 소환됐다.

지난 7월 군수실과 비서실 압수수색에 이어 전직 선거캠프 관계자의 구속, 그리고 마침내 군수 본인의 피의자 소환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일련의 수사 과정은 그 자체로 5만여 고창군민에게 씻기 힘든 자괴감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선거법 위반 의혹의 차원을 넘어선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과정에서 지역 건설업자로부터 7,000만 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그리고 그 대가로 해당 업체에 수십억 원대의 건설공사와 사업 수의계약이 집중 배분되었다는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정황은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전형적인 정경유착 의혹이다.

 

실제 군청 계약 데이터와 의혹이 제기된 공사 내역 간의 석연찮은 일치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행정 집행이 특정 세력의 전유물로 전락했다는 의구심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선거캠프와 인수위 출신 인사들을 둘러싼 자금세탁 및 살포 의혹, 나아가 군청 내 인사개입 논란까지 겹치며 지역사회에는 ‘측근 카르텔’이 군정을 장악한 것 아니냐는 분노와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왔다.

 

심 군수는 행정안전부 차관급과 국가보훈처 차장을 지낸 35년 경력의 정통 관료 출신이다. 풍부한 행정 경험과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며 지지를 보냈던 군민들의 배신감과 실망감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물론 심 군수 측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니며, 사실과 다른 점이 많아 성실히 소명하겠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법치국가에서 수사와 재판을 통한 무죄 추정의 원칙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경찰의 강제수사와 핵심 측근의 구속, 그리고 연이은 군수 소환 조사에 이르기까지 벌어진 행정 공백과 고창군의 대외적 이미지 실추는 고스란히 군민의 몫으로 남게 됐다. 민선 9기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과거의 부정부패 의혹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형국이다. 이제는 단순한 ‘정치적 음해’나 ‘일방적 주장’이라는 방어적 해명만으로 군민들의 흩어진 신뢰를 되돌리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경찰은 한 치의 정치적 고려나 성역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고 신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지방선거 자금의 형성 과정부터 수의계약 특혜와 인사개입 의혹의 전모까지 명명백백히 규명하는 것만이 지역사회의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는 유일한 길이다.

 

심덕섭 군수 역시 수사에 당당히 임해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밝히는 것은 물론, 군정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측근 관리 실패와 지역사회에 안긴 깊은 혼란에 대해 군민 앞에 무겁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군정의 새 시대를 여는 진정한 출발선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뼈를 깎는 성찰과 카르텔 척결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