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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유철 칼럼] 김경일 전(前) 시장 사법 논란 속 파주시… ‘현직 시장 흔들기’ 소문까지

파주시가 민선 9기의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손배찬 시장(現)은 취임과 함께 산적한 현안을 떠안고 시민을 위한 시정을 시작했다. 그런데 출발부터 파주시가 또다시 과거의 그림자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김경일 전(前) 시장을 둘러싼 사법적 논란이 검찰로 넘어간 가운데, 이번에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현직 시장을 겨냥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손배찬 시장에게 법적인 문제가 있다”,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부터 현직 시장의 비위 사실을 찾기 위해 주변을 감시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까지 등장한다.

 

사실이라면 엄중하게 밝혀야 할 일이고, 사실이 아니라면 더 큰 문제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뜨려 현직 시장의 명예를 훼손하고 시정의 신뢰를 흔드는 것은 건전한 정치도, 정당한 언론 감시도 아니다.

 

정치적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는 것도 당연하다. 시민사회가 시장의 행정을 검증하는 것 역시 지방자치의 중요한 기능이다.

 

그러나 감시와 흠집 내기는 다르다. 검증과 음해도 다르다. 팩트에 근거한 비판과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행위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있다. 지금 파주에서 그 선이 흐려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더욱이 공교롭게도 김경일 전 시장과 관련해 지난 3월 경찰에 고발된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이 지난 8월 18일 의정부지검으로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북부경찰청은 휴대전화 구입비 대납 의혹 등을 포함해 김 전 시장의 뇌물공여 의사표시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일부 행위는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불송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련 사건 일부가 검찰에 송치된 만큼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물론 송치가 곧 유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종적인 법적 판단은 사법기관의 몫이다. 그렇다면 더욱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김 전 시장을 둘러싼 의혹은 소문이 아니라 사법절차를 통해 진실을 가리면 된다. 그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명확한 설명보다 현직 시장을 겨냥한 각종 이야기가 먼저 지역사회에 퍼진다면 시민들은 과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내 문제는 덮고 남의 허물을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과거 김 전(前) 시장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던 일부 인사나 언론 관계자들이 현직 시장을 지속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취지의 소문까지 나돈다면 더욱 그렇다. 물론 이 역시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파주시정은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장은 임기가 끝나면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야 하고, 새 시장은 시민의 선택을 받아 새로운 책임을 시작한다.

 

전임 시장이 현직 시장의 발목을 잡을 이유도, 현직 시장이 전임 시장의 모든 것을 부정할 이유도 없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인들끼리의 감정싸움이 아니다.

 

누가 더 오래 권력을 잡느냐의 싸움도 아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움직이는 행정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지역 현안이 해결되고 있는지, 공직사회가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는지를 보고 싶어 한다.

 

김경일 전(前) 시장에게도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복귀를 둘러싼 각종 추측이나 현직 시장의 거취를 운운하는 일이 아니다.

 

먼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시민 앞에 떳떳하게 설명하는 것이 순서다.

사법기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잘못이 있다면 책임지고, 사실이 아니라면 당당하게 소명하면 된다. 그것이 전직 시장으로서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책임 있는 자세다.

 

손배찬 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시민이 맡긴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해서도 안 되고, 제기되는 합리적인 의혹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소문과 정치적 흠집 내기까지 감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

 

누구든 현직 시장에게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려면 증거를 내놓으면 된다. 비리가 있다면 수사기관에 고발하면 된다. 행정상 잘못이 있다면 자료를 공개하고 시민 앞에서 따지면 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뒤에서 소문을 만들고, 익명의 이야기를 퍼뜨리고, 언론이라는 이름을 빌려 상대방을 흔드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파주 시민들은 이미 충분히 정치적 갈등을 지켜봤다. 이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봐야 한다.

 

민선 9기가 제대로 출발하기도 전에 전임 시장과 현직 시장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지역사회를 다시 갈라놓는다면 그 피해는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

 

파주시장 자리는 어느 개인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도 아니고, 특정 세력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도 아니다.

 

50만 파주시민이 투표로 맡긴 공적 책임의 자리다. 따라서 그 자리를 흔드는 모든 시도는 시민의 눈높이에서 판단받아야 한다.

 

전임 시장이든 현직 시장이든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잘못이 없다면 근거 없는 의혹으로 흠집을 내서도 안 된다.

 

사실은 사실로, 의혹은 의혹으로, 소문은 소문으로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객관적인 증거와 법의 영역에 맡겨야 한다.

 

김경일 전 시장을 둘러싼 사건은 이제 사법기관이 판단할 문제다.

 

손배찬 시장의 시정은 시민들이 평가할 문제다.

 

그 경계를 넘어서 서로를 흔들고 지역사회를 분열시키는 정치적 공방은 이제 끝내야 한다.

파주가 필요한 것은 ‘누가 누구를 흔드느냐’의 정치가 아니다.

 

누가 시민을 위해 일하느냐의 정치다. 전임 시장은 과거의 행적에 대해 설명하고, 현직 시장은 현재의 시정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고, 그것이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파주시가 과거의 정치적 그림자에서 벗어나 민선 9기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면 이제 모두가 선을 그어야 한다.

근거 없는 소문으로 권력을 흔드는 정치도, 사법적 의혹을 외면한 채 상대방의 허물만 찾는 정치도 시민들은 원하지 않는다.

파주시민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정치가 아니라 행정(行政), 권력이 아니라 책임(責任), 소문이 아니라 사실(史實)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