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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내홍 깊어지는 전북문단, 파행 겪는 전북문학관… "근본적 체제 개편 시급“

유례없는 폭염 속에서 전북문단과 전북문학관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가열되고 있다. 사단법인 전북문인협회와 전북문학관 내부의 회계·심사 불투명성 지적에 더해, 오는 8월 전시관 준공을 앞둔 전북문학예술인회관 조성사업마저 주체 간 엇박자와 행정 공백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개별 사안 대응을 넘어 전북 문학계 전반의 공공성과 조직 운영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익명 기부금·공모전·겸직… 끊이지 않는 전북문협 내홍
논란의 시작은 협회 내부의 회계 및 운영 투명성 문제였다.
형편이 어려운 문인 지원 목적의 익명 기부금이 공식 법인 통장이 아닌 별도로 보관·집행됐다는 지적과 함께 수혜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 의문이 제기됐다. 협회 측은 기부자의 뜻에 따른 집행이라 해명하지만, 공익법인에 전달된 기부금은 회의록과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공식 회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 잇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간 3억 5,000만 원의 보조금이 투입되는 전북문학관 사무국장의 겸직 논란으로 복무 규정 위반 및 이해충돌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랐다. 또한 ‘제1회 새만금 디카문학작품공모’에서는 문학관 직원과 가족, 협회 임원 등 주관 측과 가까운 인사들이 주요 수상권에 대거 포함되며 공정성 논란을 키웠다.
 
700여 명의 회원을 둔 단체가 소수 대의원 중심의 간접선거로 집행부를 선출하는 구조적 문제 역시 의사결정의 독점과 회원 참여 저해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준공 앞둔 전북문학관, AI 대처·고증 부재로 파행 운행
내부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주시 덕진동에 건립 중인 전북 문학 예술인회관(구 전북 문학관) 조성사업마저 전시 콘텐츠 부실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8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전시 용역업체는 전시 작품을 검증할 전문가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저작권 문제와 유족 협의를 피하기 위해 전시 이미지 상당수를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로 대체하려 해 문인들의 반발을 샀다. 준공이 임박했음에도 친일작가 배제와 현존 작가 포함 기준 정립 난항으로 전시대상 문인은 단 26명만 확정된 상태다. 전북도 관계자는 "디지털 방식으로 수시 업데이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문학계는 이를 고증 부재를 덮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수탁기관인 전북문인협회가 본연의 정보 수집 대신 전시 텍스트 구성에 관여하는 등 용역업체와의 업무 분담이 모호하고, 도의회의 ‘역대 문학관 관장 사진 전시’ 요구 등 외부 압력에 전시 기준이 흔들리는 취약점도 드러났다.
 
전북도의 관리 감독 부실… "9~10월 조례 개정이 마지노선"
문제는 이를 바로잡아야 할 전북도의 관리·감독 기능마저 실무진 교체와 업무 공백으로 동력을 잃었다는 점이다.
 
오는 12월 현 수탁기관(전북문인협회)과의 위탁 계약 임기가 만료되지만, 전북도는 인건비 상승 등 예산 문제를 이유로 '공기관 대행 전환'과 '민간위탁 유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역 문학계는 지난해 조례 개정 무산으로 임시 연장된 현 체제를 끝내기 위해 오는 9~10월 조례 개정이 사업 정상화의 '행정적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한다. 전북문화관광재단 등 공공기관으로의 운영 이관이나 개방형 전문관장 도입을 통해 인적 쇄신과 객관적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