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철 칼럼]“죽음도 존엄해야 한다” 윤상형 용인시사회복지협의회장, '무연고 사망자 위한 공영 장례에 앞장'

  • 등록 2025.05.03 14: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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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공동체 정신, 공영 장례로 되살려
노인 일자리와 장례복지 연결한 ‘해오름 봉사단’, 죽음의 예절 지킨다

“가난한 이웃들이 살아서는 빈곤에 시달리고, 죽어서는 존엄성을 잃은 채 세상을 떠나는 사회가 돼선 안 됩니다.”

 

윤상형 용인시사회복지협의회장은 최근 열린 학술 세미나 ‘공영 장례 서비스와 취약계층 고독사 예방적 돌봄 정책’에서 이같이 강조하며, “이번 세미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사회복지의 기본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용인시에서 약 7~10일 간격으로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고독사를 예방하고 관리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시급히 조례와 정책에 반영되어야 할 사안”이라 밝혔다.

 

그는 또 “사회복지가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많은 혜택을 제공하지만, 죽음을 맞이한 이들을 외면하는 풍토를 개선하고자 하는 사명감에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라며, 무연고 사망자들의 마지막 길에도 인간다운 존엄이 지켜져야 함을 역설했다.

 

세미나에는 경기도의원, 용인시 복지 관계자, 장례 문화 전문가, 대학 교수, 해오름 봉사단원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고독사 및 무연고 사망자 문제에 대해 심도 깊은 정책 수립이 필요하며, 사후 처리보다 사전 돌봄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전문가들은 무연고 사망자들의 공통된 바람이 “죽은 후에도 아무렇게나 버려지지 않기를” 원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죽음에도 예의와 존엄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필요에 따라, 용인시사회복지협의회는 상주 역할을 자처하고, 애도와 추모를 담당하는 공영 장례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공영 장례서비스는 2023년 7월 윤 회장의 주도로 시작됐다.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구성된 ‘용인시니어 해오름봉사단’ 82명이 참여해 무연고 사망자 장례 서비스를 체계화했다. 같은 해 10월, 용인 지역에서 52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하자, 용인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6개 장례식장에서 공영 장례를 치렀다.

 

올해 들어 이들은 ‘무연고 장례사업단’을 정식 조직해, 2025년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과 연계한 본격적인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장례 절차는 장례 예절 경험이 있는 노인 봉사자들이 무연고 사망자의 빈소를 지키며, 상주처럼 고인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방식이다.

 

윤 회장은 “예전에는 이웃이 함께 슬픔을 나누는 공동체 문화가 있었지만, 요즘은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고독사가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람이 마지막 순간에도 존엄성을 지키며 떠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사회의 책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사라져가는 효 문화를 살리고, 올바른 장례문화를 계승하기 위해서도 공영 장례를 노인 일자리 창출과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유철기자 nbu9898@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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