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말뿐인 1조 투자?”…더 시에나 그룹, 삼척 개발사업 ‘허상’ 논란

  • 등록 2025.05.01 21: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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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체결 뒤 투자 실체는 감감무소식…지역은 또 다시 ‘부동산 장난질’의 희생양 되나

삼척시민의 오랜 상처인 ‘펠리스호텔’ 부지. 이제 그 자리에 새로운 희망이 들어설 것이라는 말이 들려왔지만, 현실은 또 다시 허황된 청사진일 뿐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 시에나 그룹은 삼척시와 ‘더 시에나 리조트 삼척’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1조 원을 투자해 고급 콘도와 부대시설을 조성하고, 삼척을 사계절 관광도시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수개월이 흐른 지금, 실제 착공 준비는커녕 투자 유치의 흔적조차 없다.

 

문제는 단 하나. 실체가 없다.

 

지역사회를 상대로 한 발표에서는 1조 원 투자를 말했지만, 실제로 자금 조달 계획이나 구체적인 금융 컨소시엄은 어디에도 없다. 더 시에나 그룹이 밝힌 개발 계획은 대부분 "향후 검토 예정", "민간자본 유치 진행 중"이라는 식의 모호한 언술로만 가득하다.

 

그룹의 기존 운영 사례를 보면, 제주 토스카나 호텔과 골프장 정도가 전부이며, 전국 단위 대규모 복합개발 실적은 전무하다. 삼척처럼 관광수요와 소비력 자체가 제한된 지역에 1조 원 규모의 리조트 조성을 현실적으로 감행할 기업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이 실제 개발보다는 토지 가치 상승을 노린 ‘부동산 투기성 MOᐧU’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MOU 체결 당시 구체적 인허가 진행 계획도 없었고, 토지 매입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착공’을 운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지역민의 기대를 자극하여 토지 소유주나 관련자들의 사익을 유도하는 방식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더욱이, 시는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만으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며 사실상 정치적 치적용 카드로 활용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삼척은 더 이상 ‘개발 사기’의 실험장이 아니다. 펠리스호텔 부지의 실패는 이미 지역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수년 간 방치되었던 그 자리 위에 또 한 번 허무한 약속이 덧칠된다면, 이번엔 행정과 언론까지 공범이 될 수 있다.

 

진정성 있는 개발이라면, 구체적 재원 계획, 금융 이행력, 시공 책임자, 착공 일정과 고용 창출 계획 등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말뿐인 ‘프레젠테이션형 투자’로 지역을 기만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지방은 돈 없는 대기업의 ‘사업 브로셔’ 배포지가 아니다. 삼척시는 지금이라도 더 시에나 그룹의 사업 실체를 명확히 밝히고, 시민에게 그 진실을 공개해야 한다.

 

한방통신사 양호선기자 기자 |

양호선기자 sun47net@g.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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