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로 칼럼 "개그맨들을 굶지 않게 해 주라"
이경로 칼럼 "개그맨들을 굶지 않게 해 주라"
  • 이경로 칼럼
  • 승인 2019.10.0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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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자/반태산작은도서관 관장
문화기획자/반태산작은도서관 관장

개그맨들이 우리 사회의 최고 연예인들이 되었던 때가 있었다. 전설적인 희극인으로 배삼룡과 구봉서, 이기동과 남철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있었고 지금도 여러 방송사에서 희극방송이 여러 프로그램 제목으로 보여지고 있다.

그런데 개그 프로그램들이 소재의 빈약성에 시달리자 프로그램의 대대적인 개편으로 과거의 인기를 회복하고자 하지만 아직도 평가는 매우 인색하다. 그만큼 사람들을 대상으로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그 프로그램을 단번에 박차고 나가는 지상 최고의 웃음을 선사하는 일들이 있는데 그것은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이 정말 재미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자신들만의 당리당략에 대한 사안들 앞에 꼭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나, 마치 대한민국이 자신들의 것인 양 행세하는 것들을 보면 정말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우습다.

정치가 희화되어 국민에게 웃음을 주는 것은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이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개그맨들에겐 정말 미안한 일이다. 정치도 참 재미있는 일상 중의 하나로 국민의 마음을 꿰뚫고 시원한 카타르시스적인 정책을 펼칠 때는 웃음 보다는 기쁨이 넘쳐 최고의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가 바로 이것일 것이다.

그렇지만 요즈음 우리나라 정치는 개그맨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을 만큼 개그의 영역에 정치가 들어가서 국민을 웃기게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그보다 더 재미있는 진짜 개그는 정치인들의 행보가 아닐까 한다.

정치는 양날의 칼이라고 했던가? 자신들의 집단이 집권했을 때의 부정과 부패 그리고 비리는 물론이고 국민을 섬기는 대상이 아닌 통치의 대상으로 삼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던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고 집권에서 밀려나자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망각의 세월을 토해내는 것을 보면 정말 우습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에 따른 수많은 정치적인 갈등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삭발했다. 박지원 의원은 정치인이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삭발, 단식, 의원직총사퇴’라고 했다. 삭발은 다시 머리가 자랄 것이고 단식해도 절대 죽지 않을 것이며 의원직사퇴는 쇼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이런 관점이 아닐지라도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독재정치 운운하면서 삭발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우리나라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금할 길이 없다. 필자는 제발 개그맨들이 먹고살 수 있도록 정치인들이 해당 영역에 침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재미는 있지만 뒤끝이 매우 씁쓸하기 때문이다.

개그맨보다 더 재미있는 개그를 펼치는 정치인들을 보면 편향된 그들만의 사고(思考)를 떠 오르게 한다. 여기에 전문가랍시고 TV에 나와서 국민 여론과는 전혀 부합되지 않은 발언들을 쏟아내는 일부 교수들이나 정치평론가들을 보면 이렇게 생각이 다를 수 있는가에 의문을 가져본다.

평범한 국민 한 사람의 처지에서 보면 여도 야도 아닌 양심의 생각으로 중심을 잡고 있는데 전혀 다른 말들을 막 주장하는 것을 보면 개그 중에 이런 재미있는 개그가 따로 없을까 해본다. 개그 프로그램 몇 번을 보는 것보다 이런 수준 이하의 전문가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평론을 들어보면 개그의 참맛이 어떤가 돌이켜 생각해 보면서 배꼽을 잡고 웃는다.

우리나라의 개그는 많이 분발해야 한다. 이러한 수준 높은 개그의 실력자들이 일부 정치인들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속에 있는데 지금처럼 개그맨 분장이나 공연무대의 도구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니 좀 더 재미있는 소재를 발굴하여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길 바란다.

또한, 일부 정치인들이나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자신들의 정치 이력이나 학벌을 등에 업고 개그맨들을 굶게 하려는 본의 아닌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래도 가뜩이나 어려운 시국에 웃음을 주는 일부 정치인이 있으니 고맙기는 하지만 왠지 속상하다는 느낌이 있기에 웃음과 비웃음이 교차하면서 현재의 개그맨들에게 힘을 내라고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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