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문화를 가꾸는 사회
거짓말 문화를 가꾸는 사회
  • 신영규 기자
  • 승인 2019.09.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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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목적을 위해 거짓말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신영규 기자
신영규 기자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 우리의 통념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많은 거짓말 속에서 살아간다. 여기서 거짓말은 남에게 큰 손해를 끼치는 사기 같은 범죄는 제외하고 하는 말이다. 우리는 정직을 높이 평가하지만 언제 어디서건 본심을 말하는 게 최상의 방책인 것은 아니다. 가령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 만나자고 할 때 선약이 있다는 핑계를 대는 대신에 “나는 당신이 싫고 그래서 만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언제나 옳은 행동일까? 적당한 거짓말이 사회생활에서는 불가피할뿐더러 때로는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어떤 사람은 “살아오면서 난 한 번도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거짓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말 자체가 거짓이다. 그만큼 사람은 크건 작건, 의도했던 무의식적이건, 거짓말을 한다. 사람은 장소와 상황을 막론하고 거짓말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만이 가진 특징이다.

사실을 말해보자. 내가 어렸을 때, 아마 6~7세로 기억된다. 당시 나는 몸이 아파 누워 있을 때였다. 그때 어머니는 민간요법으로 만든 한약을 달여서 내게 먹이려고 하자, 나는 약이 쓸 것이라고 생각하고 도망치곤 했던 기억이 있다. 약을 먹지 않으려는 나의 의도를 알아차린 어머니는 내게 약을 먹이기 위해 “이 약은 전혀 쓰지 않고 오히려 꿀처럼 달다.”고 하며 나를 꼬드기었다. 이 말에 속은 나는 종지에 담긴 한약을 한 모금 벌컥 들이켰다. 그러나 웬걸, 약은 소태같이 썼다. 그 쓴 약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는 정말 참기 힘든 고욕이었다. 어머님은 쓰디 쓴 약을 꿀처럼 달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보통 거짓말에는 ‘상대의 행동을 조종하기 위한 의식적이고 책략적인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거짓말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유리하게 하거나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방어하는 등, 거짓말을 해서 살아남는 셈이다. 즉, 거짓말은 효과적으로 살아남는 힘이 된다.

거짓말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해롭지 않은 하얀 거짓말도 있고 백해무익한 거짓말, 꼭 필요한 거짓말, 남을 해치는 거짓말, 무서운 거짓말이 있다. 알고 보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하는 반대의 말도 거짓말이고, 겸손이랍시고 자신을 낮추는 말도 거짓말이다. 지나친 아부와 칭찬의 말 역시 거짓말이다. 시치미를 뚝 떼고 모른 척 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일상에서 거짓말 문화를 가꾸며 살아가고 있다. 순간 거짓을 꾸미면 보다 좋은 사회생활을 하고,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말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므로, 정확한 정보뿐만 아니라 거짓 정보를 전하기도 한다.

거짓말쟁이일수록 거짓말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거짓말은 정말 나쁜 것일까? 이 세상 누구도 거짓말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해 본 적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대단한 거짓말일 것이다.

도벽이나 도박을 하는 이들의 거짓말은 정말 병적일 것이다. 사기꾼들의 거짓말 역시 위험한 거짓말이다. 사기꾼이나 사이비 종교지도자의 경우는 나쁜 거짓말의 전형이 아닐까? 일부 정치인들의 말도 나쁜 거짓말의 예가 될 것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국회 기자간담회에 야당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조 후보자 해명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답변이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며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가 열린 장소에서 반박 간담회를 열었다. 조 후보자가 모순적인 해명과 감성팔이(감성에 호소하는 화법)만 늘어놓았다는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당부분 해소됐다며 조국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6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특수부 검사를 추가로 투입하고 사건 핵심 관계자를 연일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검찰과 민주당간의 미묘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사람들은 말(언어)을 통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상대방을 속이거나 기만하며 설득하기도 한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일부러 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따라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거짓말은 해서는 안 될 나쁜 말이라고 배우면서도 거짓말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무심코 내뱉은 자신의 거짓말이 되레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경우를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면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비록 선의의 거짓말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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